장애 공감 퀴즈 골든벨 문제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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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종료되었지만 장애 인식개선을 주제로 구성된 장애 공감 퀴즈 골든벨에 대해 몇 가지 불편한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장애 공감 용어 사용의 문제
공감은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느낀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공감의 대상이라는 대상화를 불러올 위험이 있습니다. 즉, 장애인을 불쌍해서 이해해야 하는 존재로 위치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장애는 공감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미 “장애 감수성”, “장애 인권”, “장애 연대”와 같은 표현이 있는데 굳이 공감이라는 단어를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러한 부분은 실제 질문에서도 드러납니다.
20번 문제 장애가 있는 친구와 놀 때에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O)는 문항은 이미 배려의 대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와의 놀이는 서로 간의 상호작용이며,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비장애인의 일방적인 배려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 14번 문제 장애가 있는 친구와 함께 놀기 위해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는 표현은 함께 찾아본다는 상호성을 담고 있어 훨씬 적절해 보입니다. 질문과 답안의 뉘앙스를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용어 선택의 감수성 부족
25번 문제에서 베리어프리 영화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현재는 여전히 사용되지만 베리어프리라는 용어는 이미 장벽이 존재함을 전제로 합니다. 최근에는 유니버설디자인 영화, 모두의 영화 같은 표현이 더 권장됩니다.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넘어 인식적 장벽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므로, 교육적 맥락에서는 새로운 용어 사용이 필요합니다.
3. 장애 정의와 사회적 모델 표현의 모호함
16번 문제 장애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긍정적인 인식과 환경의 문제이다(O)라는 표현은 다소 모호합니다. 긍정적인 인식과 환경의 문제라고 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인식과 환경의 문제라고 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19번 문제 점자를 이용하는 사람은 시각장애인이다라는 문항도 맥락상 혼란을 줍니다. 만약 위의 문제와 같이 기관에서 장애를 환경적 문제(사회적 모델)로 정의한다면, 점자를 사용하는 사람은 단순히 시각적 손상을 가진 사람일 수 있고, 점자라는 환경적 자원이 사회적 장벽을 해소해 주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4. 능력주의적 관점의 반영
11번 문제 장애가 있어도 학교, 직장,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의 답안이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기회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능력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서술로 사회가 기대하는 능력과 기회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뒤이어 인권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붙어 있는데, 두 답안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후자의 설명만으로 충분하며, 인권을 기반으로 하는 서술이 일관성과 교육적 효과 면에서도 더 바람직합니다.
5. 장애 극복 서사의 문제
헬렌 켈러와 베토벤 같은 인물을 소개하는 것은 오랜 기간 장애 인식개선교육에서 흔히 사용된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장애를 극복한 훌륭한 사람으로 소비되며, 결국 장애는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을 강화하는 서사가 됩니다. 훌륭한이라는 수식어 역시 이러한 맥락을 강화합니다. 따라서 이들을 소개할 때에는 단순히 모범 사례로 제시하기보다는, 왜 장애 극복 서사가 문제적인지, 그리고 당사자의 삶이 어떻게 사회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이 퀴즈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용어 선택, 문항 구성, 답안 해설에서 시혜적·능력주의적·극복 서사적 요소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장애 인식개선교육이라면 장애를 대상화하지 않고 권리, 감수성, 연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행사의 의미가 더욱 빛나려면, 이러한 세부 표현들을 보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변화가 장애 인식개선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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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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